안경전 증산도 종도사님 임인(2022)년 신년사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아 옵니다. 온 누리의 가정과 이웃에 평온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일양시생一陽始生,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대자연의 신성한 생명력이 새롭게 태동하는 동짓날입니다. 더욱이 올해는 호랑이의 해, ‘범 내려온다’라는 노래처럼 역동적인 호랑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합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하늘은 자시에 열리고天開於子, 땅은 축시에 열리고地闢於丑, 사람은 인시에 일어나느니라人起於寅.” 라고 하셨습니다. 『도전』 5편 359장
새로운 천지 기운이 발동하는 동짓날, 온 우주와 하나 되는 마음으로 크게 깨어나 임인년 새해의 생명과 창조의 지기至氣를 흠뻑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밝고 희망찬 새해를 염원하며 우리는 마음 한편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떨치고 일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모두가 나서서 행동해야 하는 때입니다. 끝 모를 병란病亂 사태로 온 지구촌이 초비상입니다. 동서의 방역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금의 이 병란이 멈추지 않고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병겁이 처음에는 약하다가 나중에는 강하게 몰아쳐서 살아남기가 어려우리라. 『도전』 5편 291장
왜 우리는 지금 온 인류에게 닥친 이 병란의 뿌리 깊은 배경을 철저하게 들여다봐야 할까요?
동서의 대석학들은 “지금의 이 병란은 인류가 그동안 저질러 온 온갖 문제가 한데 어우러져 복합적으로 온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인류는 자본주의 문화 속에서 성장과 발전의 욕심만 추구했습니다. 1995년 이후 상위 1%가 전체 부富의 1/3을 독식하고 상위 10%가 전체의 76%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에게 돌아가는 부는 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세계불평등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의 빈곤층은 더 늘어났습니다. 너무도 극명한 빈부격차 속에서 인간의 도덕성은 점점 결여되고 수십억의 인류가 가난과 굶주림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초 단위로 죽어가는 어린 생명들을 바라보며 온 천지가 깊은 침묵 속에서 절규합니다.
사람의 목숨을 일거에 휩쓸어가는 환경재난과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는 우리를 낳아준 천지 대자연의 분노이자, 새로운 질서로의 전환을 갈망하는 몸부림입니다.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運이라…이제 이 상극의 운을 끝맺으려 하매 큰 화액禍厄이 함께 일어나서 인간 세상이 멸망당하게 되었느니라. 상극의 원한이 폭발하면 우주가 무너져 내리느니라. 『도전』 2편 17장
병란도 상중하, 지진과 화산도 상중하, 기후변화도 상중하, 삼三 도수로 오느니라. [증산 상제님 말씀]
지금 우리는 문명의 질서와 생활방식을 총체적으로 뒤바꾸는 대변혁의 중심으로 휩쓸려가고 있습니다. 동방에서는 1만 년 전부터 이 대변혁을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 불러왔습니다.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철로 전환하는 이때에는 선천의 상극 질서가 낳은 원한의 역사를 근원적으로 정화하고 해소하는 해원解寃과 상생相生의 도道가 아니면 이 세계의 어떤 문제도 바르게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천지신명이 이를 근심하고 불쌍히 여겨 구원해 주고자 하였으되 아무 방책이 없으므로 구천九天에 있는 나에게 호소하여 오매 내가 이를 차마 물리치지 못하고 이 세상에 내려오게 되었느니라. 『도전』 2편 17장
서구의 제국주의가 지구촌을 휩쓸던 저 19세기 중엽, 동방 땅 한반도에서 놀라운 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
『동경대전』
십이제국 괴질 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
『용담유사』
인류 근현대사는 동학의 이 위대한 개벽 선언으로부터 출발하고 ‘괴질 운수’와 ‘다시 개벽’이 인류 생존의 중심 주제요, 궁극의 목적지라고 말합니다.
신라의 옛 수도首都 경주 땅의 구도자 수운水雲 최제우는 1860庚申년 4월 5일, 선천개벽 이후 오만 년 만에 처음으로 삼계우주의 통치권자이신 증산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받았습니다. 1만 년 전 인류 최초의 계시록인 ‘천부경天符經’에서 동서의 종교와 사상, 의식주 생활문화와 현대의 첨단 과학문명이 출현했습니다. 이 천부경을 발굴해 첩帖으로 만들어 지구촌 인류에게 전한 고운 최치원은 신라 당대의 최고 지성으로, 천지의 새로운 계절이 열리는 개벽을 선언하라는 아버지 상제님의 천명을 받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그가 바로 동학東學을 창도한 수운입니다.
상제님은 “수운水雲이 고운孤雲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동학은 천지의 질서를 다스리시는 상제님께서 성경신이 지극한 최수운을 불러 세워 직접 선언하게 하신 무궁한 조화로 충만한 아버지 천주님의 ‘무극대도無極大道’입니다.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는 종교가 아닙니다. 동양에서는 종교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삼신 상제님의 가르침대로 생활하는 원형문화인 도道가 있을 뿐입니다. 최수운은 이제 우주의 가을철을 맞이하여 아버지 천주님의 무극대도를 받아, 온 인류가 동귀일체同歸一體하여 천지의 원주인이신 아버지를 모시고 후천 가을개벽을 대비하는 ‘시천주侍天主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 보냈느니라. 『도전』 2편 40장
내가 미륵이니라. 『도전』 2편 66장
나를 따르는 자는 이 대비겁에서 살아나리로다. 『도전』 7편 39장
나를 믿는 자는 무궁한 행복을 얻어 선경의 낙을 누리리니 이것이 참동학이니라. 『도전』 3편 184장
일찍이 동학의 300만 시천주 삼랑三郎이 곧 닥칠 병란개벽의 실체를 알고 부패한 정치 현실을 혁신하기 위해 일어났고, 그 후 일제 치하에 ‘보천교普天敎’ 700만 삼랑이 일어나 상해임시정부의 독립운동에 막대한 군자금을 지원해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동학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온 이들과 해방 이후 지금까지 참동학 1,200만 삼랑은 개벽을 완성하는 주인공입니다.
‘삼랑’은 한국인의 잃어버린 1만 년 역사와 문화의 혼을 되찾고 삼신三神과 일체 되어 삼신문화의 꿈과 이상을 성취하는 빛의 존재입니다. 동방에서는 일찍부터 신을 ‘삼신三神’, 정확하게는 ‘망량삼신魍魎三神’이라 했습니다.
신에 대한 올바른 호칭이 바로 삼신입니다. 본체는 한 분이지만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造 이끌어주시고敎 다스리시는治 까닭에 ‘삼신 상제님’, ‘삼신일체 무극상제님’이라 부릅니다. 삼신 상제님은 후천 가을개벽 시대를 맞은 인류에게 새 세상을 열어주시기 위해 1871辛未년 이 땅에 오셨습니다. 바로 강증산姜甑山 상제님입니다.
증산 상제님은 선천의 상극 질서 속에 병든 하늘땅을 뜯어고쳐 인류사의 새 판을 짜는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하셨습니다. 5만 년 전 우주의 봄이 열리는 선천개벽으로 현생인류가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우주 1년의 한 주기인 129,600년에서 천지의 질서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우주의 환절기開闢입니다. 한여름이 지나고 찬바람 부는 가을로 들어서는 환절기가 되면 병이 대발하듯이, 우주의 질서가 선천 상극 세상에서 후천 상생 세상으로 넘어가는 가을개벽기에는 추살秋殺의 서릿발 같은 대병란이 엄습합니다.
천지대운이 이제서야 큰 가을의 때를 맞이하였느니라. 천지의 만물 농사가 가을 운수를 맞이하여, 선천의 모든 악업이 추운秋運 아래에서 큰 병을 일으키느니라. 『도전』 7편 38장
지금 지구촌을 강타한 병란은 그 서곡으로, 단순한 기후변화 때문이 아닙니다. 이 병란의 절정에서 닥쳐올 마지막 생존 게임인 괴질병을 상제님께서는 백 명의 조상이 있어도 자손은 겨우 하나 산다는 ‘백조일손百祖一孫’이라는 말씀으로 경계하셨습니다. 상제님은 오늘도 온 인류에게 깨어나라고 경책하고 계십니다.
이제 천하창생이 진멸盡滅의 경계에 박도하였는데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이利끗에만 몰두하니 어찌 애석치 아니하리오. 『도전』 2편 45장
가을개벽의 실제상황은 봄에 낳고 가을에는 죽이는 춘생추살春生秋殺의 섭리로 희망찬 미래와 대비되면서 험난한 여정으로 우리 모두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와 가족, 세상 사람들이 함께 병란의 대세를 우주의 질서가 바뀌는 후천 가을개벽으로 인식하고 다가올 개벽실제상황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증산 상제님이 활짝 열어 놓으신 무극대도의 가르침에 따라 온 인류가 앞으로 더욱 생존하기 어려워질 병란을 극복하고 가을개벽을 넘어가기 위한 첫 번째 실천과제는 바로 나의 뿌리를 바로 알고 제대로 모시는 일입니다. 한국인의 뿌리는 한국의 시원 창세역사입니다. 하지만 오늘 8,200만 한국인은 국조國祖를 잃어버리고 환부역조의 큰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시대니 혈통줄을 바르게 하라. 환부역조換父易祖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 『도전』 7편 17장
죄 가운데 가장 큰 죄, 만악의 근원은 제 조상의 존재와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중화 사관과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사관으로 인해 우리의 창세 역사가 통째로 뿌리 뽑히고 왜곡되면서 한국인은 수천 년 동안 국조를 박대하고 부정해 왔습니다. 식민통치의 본산 조선총독부의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는 1910년 11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전국의 각 도·군·경찰서를 동원하여 마치 군사작전을 벌이듯 단군조선 관련 사서 등 51종 20여만 권을 강탈하고 소각했습니다.
한편으로 100만 엔(약 20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실증주의 사관과 식민사관으로 왜곡·날조한 『조선사』 35권을 만들었는데, 그 첫 권의 축약판이 지금의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의 상고사 내용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일본이 씌워 놓은 제국주의 침략 사관의 멍에를 전혀 벗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뿌리를 찾아 근본으로 돌아가는 ‘원시반본’의 섭리가 가을 개벽기에 열매와 낙엽으로 인생의 생사를 가르는 제1의 절대 명제라고 천명하셨습니다.
역사는 민족의 뿌리요, 영혼입니다. 제 역사를 알지 못하는 민족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마땅히 우리는 잃어버린 내 역사부터 되찾아야 합니다. 새해에는 잃어버린 시원 역사 원형문화를 복원하는 진정한 ‘역사광복군’으로 다 함께 동참하기를 기원합니다. 두 번째 실천과제는 영성을 직접 체험하여 진리의 의혹을 풀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불멸의 생명력을 성취하는 생활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1만 년 전 인류 최초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의 첫 대목, 곧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이 그 1차적인 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천지의 모든 것은 본래 하나一에서 나왔고, 그 하나는 나를 모두 비우는 삶에서 나온다.’ 내 몸에 깃들어 있는 무궁한 신성神性을 되찾아 본래의 빛의 인간으로 거듭나고, 불멸의 생명, 밝은 인간, 즉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환국-배달-조선 이래 1만 년 동안 전해져 온 동방의 정통 수행문화의 정수입니다.
조선 명종 때 청학집靑鶴集을 저술한 조여적趙汝籍은 ‘동방 신선문화의 종주가 환국桓國의 환인桓因’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환국의 ‘삼랑’, 배달을 건국한 ‘천황랑’, 단군조선의 ‘국자랑’, 북부여의 ‘천왕랑’, 고구려의 ‘조의선인’, 백제의 ‘무절’, 신라의 ‘화랑’, 고려의 ‘국선’, 조선의 ‘선비’에 이르기까지 우주광명의 인간인 환桓으로, 빛의 인간으로 환골탈태하는 원형 신선 문화가 면면히 이어져 왔습니다.
고구려의 저 유명한 을지문덕과 연개소문, 강이식 장군은 조의선인으로 신선 수행을 하여 삼랑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한 생애 동안 백두산을 비롯해 12대 명산을 찾아 조용한 곳에서 100일 수행을 지속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의 병란 개벽기에 살아남기 위해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바꾸어 면역력을 높이고 내 몸을 스스로 치유하며 어두운 영성을 밝혀야 합니다.
우리 삶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1만 년 한국 원류문화의 정통 수행법에 눈을 뜨고 실천하여 다 함께 지금의 죽음의 문화, 반反생명의 문화에서 생명의 문화로 전환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들의 미래 운명, 그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동방의 1만 년 정통 수행법의 주제는 ‘삼신三神’입니다. 무형의 조물주 삼신이 인간의 몸에 들어와 세 가지 신성으로 자리 잡았는데, 그것이 바로 삼단三丹 속에 깃들어 있는 성性-명命-정精입니다. 이것을 동시에 활성화해 내 몸을 빛의 존재로 전환하는 것이 동방 신교의 신선 도통법인 ‘원형선’입니다. 이것이 2~3천 년 전 전개된 제2의 신교시대에 유불선과 기독교로 전수된 선仙 문화의 근원이자 원형입니다. 삼신의 영원한 도덕 본성인 진선미眞善美를 성취한 인간, 삼신의 현현顯現인 하늘과 땅과 인간이 삼위일체가 되어 태일太一의 심법으로 살아온 빛의 인간이 저 동방 1만 년의 역사 속에서 신교문화를 꽃피운 바로 삼랑선三郎仙, 원형선原形仙, 삼신선三神仙입니다.
인류 창세 원형문화의 주제는 우주광명 ‘환桓’입니다. 환국-배달-조선 이래 모두 ‘밝다’는 의미인 나라 이름과 같이 동방 한국인의 조상들은 빛의 인간이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3단으로 제천단을 쌓아 우주의 원 통치자이신 삼신 상제님께 천제를 모셔 온 전통은 대한제국의 원구단圜丘壇까지 이어졌습니다. 각 지역마다 소도蘇塗를 만들고 솟대를 세워 하늘에 제사를 올렸습니다. ‘밝은 집’을 뜻하는 경당扃堂은 오늘날 동서 학교문화의 원형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보금자리에 ‘삼랑선방三郞仙房’을 갖추어 삼신 상제님을 모시고 동방 1만 년의 원원한 신선 수행법을 실천하는 삼랑선 문화를 생활화했습니다.
증산 상제님은 일찍이 당신께서 가을 우주의 도통문을 여신 1901辛丑년 음력 7월 7일 이후 2주갑(120년)이 지난 2021辛丑년 7월 7일부터 대병란의 전야前夜를 넘으면서 지구촌 창생에게 후천 도통법을 전수하여 ‘삼랑 조화 선법三郎造化仙法’을 열어주도록 천명天命을 내려주셨습니다.
밝아오는 임인년 첫 새벽, 증산 상제님께서 전수해주신 가을 문명의 도통 수행법으로 가을개벽을 대비하고, 용맹한 호랑이 기운을 받아 밝은 마음과 혜안慧眼으로 후천 5만 년 지상선경地上仙境을 건설하는 ‘삼랑선’으로 거듭나서 천지의 어버이이신 상제님과 태모님을 모시고 인류 구원의 남조선 배질을 힘차게 해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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