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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훈명상 | 길 잃은 민족, 넋 빠진 겨레에게 제 번지수를 찾아줘라
우리나라는 역사를 안 가르친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제 민족의 역사를 안 가르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제 나라 역사를 안 가르치는 건 아들딸을 낳아놓고서 성을 안 가르쳐주는 것과 같다. 그렇게 제 나라 역사를 안 가르치니 국가관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내가 저번에 『월간 중앙』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데 그런 말이 나왔다. 어떤 기구에서 임원을 채용하기 위해서 시험을 봤는데, 6.25 남북전쟁이 언제 일어났느냐 하는 역사 문제에 ‘오랜 옛날 전쟁’이라고 답을 하더라는 것이다. 아니 지금도 우리나라가 6.25 동란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아직도 6.25 남북전쟁이 끝이 안 났다. 오선위기五仙圍碁 육자회담六者會談, 그 국제적인 틈바구니 속에서 지금도 정전 휴전을 하고 있단 말이다.
역사를 안 가르치면 그렇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국가관이 있을 수 있겠는가. 아니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이 나라를 걸머지고 나가겠는가. 그건 말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나라를 근심하는 우국충정憂國衷情으로 해서도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2008년 2월 개벽지 / 도기 138년 1월 11일 신년하례식 말씀 中)
우리는 민족이라는 대의명분大義名分, 지식인이라는 대의명분에 입각해서, 넋빠진 겨레, 넋빠진 민족, 길 잃은 민족, 제 번지수를 잃어버린 민족에게 길을 찾아 줘야 한다. 마치 길 잃어버리고 집 나간 코흘리개 애들 집 찾아주듯 말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민족이 집 나간 어린애하고 똑같다. 나이 백 살을 먹었건, 천 살을 먹었건, 제 조상, 근본을 망각해 버렸으니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 제군들의 지상至上사명이다. 무슨 새 문화를 개창하는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우리에겐 민족적인 위치에서 우리 겨레의 역사의식, 뿌리를 찾아줘야 하는 절대적인 사명이 부여돼 있다.
(2002년 2월 개벽지 / 도기 119년 5월 13일 입도자 연수교육 말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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