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영성문화의 근원과 삼성조 문화의 핵심 (1)
道紀 145. 4. 25(토). 청주·충북 『환단고기』 북콘서트, 충북
역사를 들여다보는 두 눈
먼저 소중한 시간을 내어 주신 데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역사 문화의 근본정신은 무엇이며, 그 근본정신이 지난 9천 년, 약 1만 년 세월 속에서 지구촌 동서문명을 어떻게 뿌리내리고 발전시켜 왔는가? 우리는 그 해답을 『환단고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의 현장을 가보지 않고는 『환단고기』의 진실을, 그 역사정신의 심오한 우주적 경계를 체득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수준으로 볼 때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역사의 상식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부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역사를 잃어버린 자, 역사에 휩쓸려 가리라.”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동서의 많은 정치가, 전략가들이 동북아를 ‘인류사의 화약고’라고 이구동성으로 경고하고 있어요. 결론은 역사 전쟁입니다. 동북아 역사 주권 전쟁입니다. 문화 주권 전쟁인 것입니다.
한국인은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두 눈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대사, 시원 역사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 악업으로 근대사의 주제마저 송두리째 망각하고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고대사와 근대사의 주제는 일체 관계에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인은 자신의 본래 문화와 역사의 근본 주제를 망각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 살고 있어요. 그러나 인류 창세 역사와 근대사의 주제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사는 주인공은 오직 이 동방 땅에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예를 들면 「천부경」, 『삼국유사』와 『환단고기』, 『동경대전』, 『도전』 같은 역사서와 대경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민족인 것입니다.
한민족의 시원 역사의 근본 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우주광명’인데 한 글자로 ‘환桓’입니다. 밝을 환 자예요. 그러면 근대사의 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두 글자로 ‘개벽’입니다. 다른 말로 우주 개벽입니다. 근대사의 주제는 인류 창세 문화·역사의 보편 주제인 우주광명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이 개벽은 구체적으로 후천개벽, 가을 천지개벽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자연, 우주가 즉 하늘과 땅과 인간이 새 질서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온 인류가 우주 질서와 더불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에요.
삼한과 북삼한
개벽은 19세기 후반 동학혁명 당시 60만 농민군이 외쳐 댄 혁명의 배경이요 주제였어요. 그 후 참동학 600만 명이 1920년대에 이 땅에서 일어났습니다. 이곳 청주淸州는 근대 역사의 격전지, 동학혁명의 성지입니다.
청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 선생은 우리 한민족 역사의 진실, 그 핵심을 밝혔습니다. 그분이 1929년에 쓴 「전후삼한고前後三韓考」라는 글에서 ‘전삼한前三韓’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한국사에서 문화의 근원정신은 삼한인데 전삼한이 있었다는 거예요. 한강 이남에 신라 이전의 진한, 가야 이전의 번한, 백제 이전의 마한이 있었지만, 사실은 그 이전에 저 만주 대륙과 한반도에 본래의 삼한三韓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 본래 삼한을 ‘북삼한’, ‘대륙삼한’ 또는 ‘전삼한’이라 합니다. 이 삼한을 알 때 우리 역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배운 역사의 상식으로는 이 전삼한, 북삼한을 인식할 수가 없어요. 강단사학에서는 이 전삼한설을 단재 한 사람의 학설로 치부하고 부정합니다. 고고학적 발굴 자료 몇 가지를 가지고 고조선 경제가, 고조선의 문화가 어떻다고 하지만 단군조선 역사의 실제적인 과정은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단군조선을 신화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군조선의 망국 과정에서 연나라 추장 위만衛滿이 뛰어들어서 위만조선을 건국했는데, 그것이 고조선의 정통 왕조라는 거예요. 그 뒤에 위만의 손자 우거右渠를 멸하기 위해서 한나라 무제가 쳐들어와서 위만조선을, 정확하게 말하면 ‘위만 정권’을 무너뜨리고 거기에다 한사군을 설치했다는 겁니다.
이처럼 조선의 역사는 실제로 중국 식민 역사, 치욕의 역사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단재가 말한 전삼한을 알 때 우리 역사의 서곡, 그 진실을 열 수가 있지만 삼한, 북삼한 문제는 우리 한민족의 우주론과 신관, 즉 신교를 모르면 이해할 수가 없어요. 우리 한민족이 수천 년 세월 속에서 깨달은 신교 삼신우주관을 체득하지 못하면 역사광복의 문을 여는 삼한의 실체를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삼한이라는 것은, 한韓이 세 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주의 진한眞韓과, 한반도의 마한馬韓과, 요서 지역과 산동성 아래까지 걸쳐 있었던 번한番韓, 이것이 삼한입니다. 단재는 직접 만주, 북경, 산동 이런 곳을 돌아다니면서 헌책방에서 쫓겨나면서도 눈물과 서러움과 조국 광복의 열정을 안고 우리 역사의 참모습, 전삼한을 외쳤어요. 그런데 전삼한을 일개 민족주의 사학자의 설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 청주 주변 지역은 우리 고대 역사를 찾을 수 있는 성지인데요, 마흔일곱 분 단군의 옛 조선의 역사 그 참모습을 드러낸 고려 공민왕 때 사람 행촌杏村 이암李嵒(1297~1364)의 조부인 이존비李尊庇(1233~1287)가 청주에 귀양 와서 살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행촌의 현손(5세손)인 일십당一十堂 주인主人 이맥李陌(1455~1528)이 조선 연산군 때 괴산槐山에 귀양을 왔어요. 일십당은 촌로村老들로부터 우리 고대 역사 이야기를 듣고 서책을 전수받고 중종 때 다시 조정에 올라가서 찬수관撰修官으로 봉직했습니다. 이맥은 동방 우주광명의 ‘일一’과 ‘십十’이라는 창세 역사의 진리를 전수하는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호를 ‘일십당 주인’이라 했어요. 『환단고기』를 몇십 년 읽으면서 우주광명 문화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되면 왜 그분이 그런 당호를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맥은 숨겨져 있던 동방 대광명의 역사를 기술한 『태백일사』 여덟 권을 후세에 남김으로써 한민족과 인류 창세 역사의 전체 틀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했습니다.
하늘, 땅, 인간을 함께 보는 삼신우주관으로 역사를 보아야
이제 본론에서 다룰 주제를 세 가지로 정리해 봤는데요.
첫째는 인류 창세사와 동방문명의 근원, 둘째는 동서 영성문화, 동서 종교문화의 핵심, 셋째는 송두리째 시원 역사가 잘려나간 환국, 배달, 조선 삼성조三聖朝 7천 년 역사·문화의 주요 내용입니다.
우선 인류 보편사 시각에서 볼 때 현대 역사학의 제1의 과제는 무엇인가? 현대 학문에는 동방 문명의 근본인 우주관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대자연 하늘과 땅과 인간에 적응하며 살아온 인류의 체험과 깨달음을 역사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언어와 문자가 없었던 태고 황금시절에 사람들이 밤하늘에 아름답게 출렁이는 북극성과 별자리를 보면서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근본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래서 천문학天文學이 나왔는데, ‘문화文化’와 ‘문명文明’이라는 말에서 ‘문’은 ‘천문’에서 나왔어요. ‘문즉천문文則天文’이에요. 문명의 근원은 천상의 별자리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늘을 보고 천문을 얻고, 또 땅을 관찰하면서 지리학地理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간 자신에 대한 각성을 통해서 인간학이 출현했습니다. 그리하여 생물학이 됐든, 심리학이 됐든, 종교학·신학이 됐든, 온갖 인간에 대한 학문이 쏟아져 나오게 된 것입니다.
동서양의 깨달음은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함께 보는 우주론을 바탕으로 해야 그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 동방의 전통 우주관을 ‘우주 역학易學’이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삼신우주관三神宇宙觀’이라는 전통문화 언어로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것을 쉬운 말로 ‘대한사관大韓史觀’이라 합니다. 대한사관은 우리 한민족 또는 동방 정통 신교 우주관을 근거로 한 본래의 우리 역사관입니다.
70억 인류가 이 지구 행성에서 한 형제로 살고 있습니다. 이 지구의 동서 문명을 융합할 수 있는, 장구한 인류 문화유산의 열매인 이 우주관을 바탕으로 해서, 균형 잡힌 보편사 시각을 토대로 해서 동서양 또는 각 나라와 민족의 역사, 다양한 지역 문화와 역사의 모습을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역사 문화를 되찾는 첫걸음은 이 우주론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사학자들이 ‘역사학에 무슨 우주론이 필요하냐’고 합니다. 지난 19세기 이후 실증사학, 과학주의 역사관에 젖어 있는 오늘날 인류는 대부분 역사학자가 언제 그런 거창한 우주 담론을 공부할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지구촌에 그런 교육을 하는 대학도 없고, 그냥 상식으로 주역의 건곤괘乾坤卦 정도나 한번 볼 정도입니다. 우리가 한민족 역사 문화의 근본정신을 시원스럽게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요. 이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주 삼계의 성령을 인격화한 ‘삼황’
저는 단재 신채호를 성자라 부르고 싶어요. 역사의 뿌리를 찾아주신 한민족의 스승 단재가 외친 삼한 역사의 뿌리는 무엇인가?
동방 창세문명사의 근원, 인류 원형문화와 우주사상의 발원지, 그것을 두 글자로 석 삼 자, 임금 황 자, ‘삼황#三皇’이라 합니다. 이 삼황을 알아야 한민족은 물론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방 문명의 근원, 동방 문명의 출발점, 인류 창세 문명사의 출발점을 알 수 있어요.
사마천司馬遷이 쓴 『사기』라든지, 증선지曾先之가 쓴 『십팔사략』, 갈홍葛洪이 지은 문헌을 보면 ‘천황, 지황, 태황’이나 ‘천황, 지황, 인황’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어요. 이것을 『환단고기』에서는 자연수학의 이치로 ‘천일, 지일, 태일’}}이라 합니다. 제가 20대 때 『십팔사략』을 재미를 붙여서 통독한 적이 있는데 ‘목덕木德의 왕을 하신 천황씨, 화덕火德의 왕을 하신 지황씨’가 만 몇 년을 살고 형제가 몇이고 하는 얘기가 나왔어요. 요즘 과학적 사고를 하는 젊은 사람들은 백 번 천 번을 읽어도 이해할 수가 없는 거예요. 남녀노유 누구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그러면 동양문화에서는 왜 삼황시대를 그런 신화적 이야기로 전개하는가? 『환단고기』에서 그 내용, 핵심을 말하고 있는데요. 삼황은 이 우주 삼계의 성령을 인격화한 것입니다. 우주 삼계, 하늘땅 인간을 성령문화의 언어로 인격화한 거예요. 하늘님, 땅님, 그리고 천지의 꿈과 이상을 성취하는 역사의 주인인 인간을 삼황으로 인격화했단 말입니다.
삼황은 동황태일
그런데 『환단고기』에서 삼황은 누구인가? 천황과 지황과 인황을 한마디로 환인천제, 환웅천황, 단군왕검이라 합니다. 환인, 환웅, 단군 이 세 분이 삼황이라는 것입니다. 『환단고기』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에서 삼황을 그렇게 정의하고 있어요. 황해도 구월산에 있는 삼성사三聖祠에 가보면 이 삼황을 창세 시대의 실제 주인으로, 개창자로 모시고 있습니다.
환인천제, 환웅천황, 단군왕검은 우리의 조상입니다. 우리 조상 할아버지를 다 함께 한번 불러볼까요?
“환인천제. 환웅천황. 단군왕검.”
이 삼황 문화가 어디서 온 것인지 말해 주는 유일한 역사서는 『환단고기』입니다.
초나라의 유명한 시인 굴원屈原이 「초사楚辭」라는 멋진 시를 썼는데, 그 첫째 시의 제목이 ‘동황태일東皇太一’입니다. 삼황은 동황이고, 그분은 태일이라는 거예요.
자기 시대를 원망하면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멱라수에 빠져죽은 굴원이 ‘동방 황제는, 동방의 임금님은 태일이다. 동황은 태일이다’라는 역사의 근본을 알고 동방 문화·역사의 근원을 노래했습니다. 이 우주가 태어난 원 뿌리를 안 거예요.
우리가 태산에 올라가 보면 지금은 그게 뚜렷하게 뵈지 않지만 노자老子가 함곡관을 넘으면서 썼다는 ‘ 紫氣東來’라는 글이 씌어 있습니다. ‘자기’에서 보라색은 제왕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중국에 자금성紫禁城이 있어요. ‘자기동래’는 동방 제왕문화, 천자문화는 동방에서 왔다는 뜻이에요. 중국에 가서 조선족이 운영하는 어떤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이 글귀가 벽에 붙은 걸 보고 깜짝 놀란 때가 있었어요.
동방 천자문화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임금, 천자, 하느님의 아들을 내려 보내는 별이 있습니다. 모든 동방의 임금님 문화의 원 뿌리는 북두칠성에 있는 자미원紫微垣인데, 그 자미원 기운을 받아서 천자가 된다고 합니다.
삼황오제 문화는 삼신오제라는 신교 우주관에서 나온 것
1983년도에 우하량에서 홍산문화 유물이 발굴되었을 때, 삼황오제三皇五帝는 신화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왕조시대라며 중국 신문들이 떠들썩했어요. 중국 역사를 흔히 신화시대, 전설시대, 왕조시대로 내려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삼황오제를 말하고 이어서 요임금, 순임금 다음에 하상주夏商周를 얘기합니다.
유가에서는 우임금과 탕임금, 문왕과 무왕을 말합니다. 옛날에 서당에서 천자문이라도 읽은 사람은 으레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을 말합니다. 중국인들은 언제부터인지 삼황오제를 말하지 않고 유가 전통을 빌려서 요순우탕문무주공, 이제삼왕二帝三王을 말해 왔어요.
삼황시대가 끝나고 춘추전국을 마무리 지은 사람이 바로 저 유명한 동이족 출신 진시황秦始皇입니다. 진시황은 육국六國을 병탄하고서 삼황에서 ‘황’ 자를 따고 오제에서 ‘제’ 자를 따서 자신을 ‘황제’라 했습니다.
이 삼황오제 문화는 『환단고기』에서 말한 삼신오제三神五帝라는 신교의 우주관에서 성립된 것입니다.
동북아 역사 전쟁은 삼황문화 주권 다툼
‘천황, 지황, 인황’ 또는 자연수 법칙에 따라 ‘천일, 지일, 태일’이라고도 하는 삼황 즉 환인, 환웅, 단군 삼성조三聖祖는 대우주의 창조신에 대한 근본 깨달음을 가졌던 분이에요. 그 신은 세 가지 창조의 손길로 이 우주를 열고 만물을 낳아서 길러 갑니다. 그래서 소위 ‘삼신三神’인데, 그 한 분 신의 조화 손길이 셋이라는 것입니다. ‘낳고 기르고 다스리는’ 그 신성을 깨쳐서 나라를 연 분들이 환인, 환웅, 단군입니다.
그리고 그 삼신은 동서남북, 춘하추동이라는 시간·공간의 법칙으로 만물을 낳아서 기릅니다. 전통 음양론에서는 목화토금수를 오행五行이라 합니다. 그런데 『환단고기』에서는 오행을 단순히 천지의 기 사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본래 천지의 다섯 성령이라 합니다. 그래서 삼신오제三神五帝와 오령五靈이 있어요. 그 내용이 『태백일사』의 맨 앞에 나오는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에 실려 있습니다. 「삼신오제본기」는 인류 창세 역사·문화의 경전인데 ‘계부삼신稽夫三神’, ‘계부오제稽夫五帝’, ‘계부오령稽夫五靈’ 이렇게 글의 서두를 ‘계부’로 시작했어요. ‘계부’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는 뜻이에요.
「삼신오제본기」를 보면 봄의 천지 조화 생명을 태목太木이라 하고 여름의 그것을 태화太火라 합니다. 또 조화를 시키는 중앙의 태토太土와 가을의 태금太金, 겨울의 태수太水를 말합니다. 이것이 오령이에요. 그래서 중앙의 토 자리를 포함해서 사계절을 다스리는 임금님, 오제가 계신다고 합니다. 동방은 청제靑帝, 남방은 적제赤帝, 중앙은 황제黃帝, 서방은 백제白帝, 북방은 흑제黑帝가 다스립니다.
이 오제와 오령을 삼신이 다스리십니다. 삼신은 얼굴이 없는 순수 인격, 자연신입니다. 그런데 이 삼신과 오제를 다스리시는 우주의 통치자가 계십니다. 「삼신오제본기」 서두 부분을 보면 ‘삼신즉일상제三神卽一上帝’라는 말이 있어요. 한 분 상제님이 계신다는 거예요. 그 구절을 제대로 읽다 보면 깜짝 놀랍니다.
예전에 당나라 때, 8대 신선 가운데 한 사람인 여동빈呂洞賓이 『여조전서呂祖全書』에서 ‘도솔천 천주님, 미륵님이 곧 상제님’이라 했습니다. 여동빈은 도가 높아서 우주의 근본을 본 것입니다.
대우주의 통치자인 일상제一上帝, 한 분 상제님이 계십니다. 우주 정치를 행하시는 절대권자가 우리 한민족 전통문화의 언어로 바로 ‘삼신상제三神上帝’입니다. 그분을 ‘삼신일체상제三神一體上帝’라고도 합니다.
동북아의 역사 전쟁, 종주권 다툼의 주제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삼황문화의 주권 전쟁입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자기들이 원래 문화의 종주, 천자국이라 합니다. 그래서 강성한 국가가 되기만 하면 동방의 원 주인하고 한번 맞장 떠보자고 했습니다. 20세기 중엽에도 6.25전쟁 때 모택동이 특별 사단을 보내어서 처절한 전쟁을 치르기도 했어요.
『환단고기』는 어떤 책인가
그러면 동방 태고 역사 문화, 삼황문화의 원형을 전해 주는 『환단고기』는 어떤 역사서인지 생각나는 대로 간결하게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환단고기』는 인문학 원전입니다.
우리가 궁금히 여기는 인생이란 무엇이며 우주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삶의 근본문제에 대해서, 또는 인생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말하는 인문학의 원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인류 황금시절 원형문화 원전이면서 제왕학의 원전입니다. 인류 창세 역사이며 동방 문명의 근원이 되는 환국과 배달, 조선 그리고 중국 역사, 일본 역사의 근원에 대해서, 북방 유목문화의 출발점에 대해서, 또 서양 문명의 근원 수메르 문명의 대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원전입니다.
셋째, 유불선 기독교, 어떤 지구촌 세계 종교에서 시원스럽게 맛볼 수 없는 우주의 신의 근본문제에 대해서 간결하고 명쾌한 논리로서 밝히는 우주 신학 원전입니다.
넷째, 수행문화 원전입니다. 유불선, 기독교 이전에 기도와 수행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는 인류 수행문화의 원전입니다.
그다음에 창세 역사 경전이며, 동서 문화 사상사의 원전입니다. 그리고 수로써 인간과 우주 진리를 정의하는 우주수학 원전입니다.
신단수는 동서양 영성문화의 근원
그러면 동서양 영성문화의 근원, 동서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나간 동력원은 무엇인가? 그것은 세 글자로 ‘신단수神壇樹’입니다. ‘천신단天神壇 문화’라고도 합니다.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만드는 창조적 힘이, 영성이 신단수에서 나옵니다. 신단수 문화가 지금부터 약 6천 년 전에 어떻게 이 동방 땅에서 태동되었는지 고려 때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의 ‘고조선’ 기록을 보면서, 신단수 문화의 의미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 이에 환웅이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시어 이를 신시神市라 이르시니, 이분이 바로 환웅천왕桓雄天王이시다. (웅솔도삼천雄率徒三千 강어태백산정신단수하降於太白山頂神壇樹下 위지신시謂之神市 시위환웅천왕야是謂桓雄天王也)
신단수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신이 내려오는 나무’, 내 마음과 영혼이 신과 감응하여 만나게 하는 나무입니다. 이것을 역사에서 보면 배달 시조 환웅이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심으로써 열린 동방 역사와 연관됩니다. 인간이 신을 받아 내리는 신성한 나무 신단수를 우주 나무라고도 합니다.
『삼국유사』 ‘고조선 조’를 보면 ‘석유환국昔有桓國’, 옛적에 환국이 있었는데 서자부의 환웅이 동방 개척의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환웅의 뜻을 아버지가 알았어요.
‘동방 태백산이 가히 홍익인간 할 만한 곳’이라 해서 환웅이 문명개척단 3천 명 특수부대를 데리고 왔어요. 어디에 오셨는가? ‘태백산정太白山頂 신단수 아래’에 오셨다는 겁니다.
태백산을 보통 백두산으로 보는데, 왜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가셨는가? 그것은 동방 역사문명이 처음 개벽되는 이 기록에 그 내용이 숨겨져 있어요. 하늘을 향해서 뭔가 신성한 예식을 하기 위해서 그곳에 가셨던 것입니다. 환웅께서 오신 백두산 마루는 깨달음, 기도, 수행문화의 성지이고, 신단수는 동서 영성문화의 상징어가 되었어요.
제가 ‘독일 환단고기 북콘서트’에서 신단수 문화를 강조하기 시작했는데요. 우리가 동방 문명의 출발점을 우리가 삼황으로도 말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우주의 조화성령을 받아내리는 천신단 문화입니다. 그것을 처음 열어주신 분을 상징하는 것이 ‘웅상雄常’입니다. 이 웅상문화를 지구촌 어디서든지 쉽게 엿볼 수가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산 전체를 신의 몸, 신체神體라 해서 섬기기도 하는데요. 일본에 가보면 그런 신사神社가 적잖이 있습니다. 종교 가르침의 아주 성숙한 도의 경계에서 봉우리, 폭포수, 자연, 거대한 나무를 신의 몸이라 말합니다.
온 우주가 부처요, 불신이며 법신이라는, 진리의 깨달음이라는 의식은 기본적으로 어디서 왔는가? 바로 웅상문화에서 온 겁니다. 웅상은 ‘환웅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웅상에 대한 『환단고기』의 기록을 잠시 보기로 하겠습니다.
■ ① 큰 나무를 봉하여 환웅신상으로 삼아 여기에 배례를 올렸다. 이러한 신수神樹를 세속에서 웅상雄常이라 불렀는데, 상常이란 ‘항상 임하여 계신다’는 뜻이다. (時에 封大樹하야 爲桓雄神像而拜之라 神樹를 俗謂之雄常이니 常은 謂常在也라. -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
■ ② (소도 둘레의 박달나무 가운데) 가장 큰 나무를 택하여 환웅상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擇最大樹하사 封爲桓雄像而祭之하시니.
- 『단군세기』 ‘11세 도해 단군’)
■ ③ 둥근 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 지내고, 땅에 대한 제사는 네모진 언덕에서 지내며… 산상山像과 웅상雄常은 모두 이러한 풍속으로 전해 오는 전통이다. (築圓壇而祭天하고 祭地則方丘오… 山像과 雄常이 皆其遺法也라. -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
환웅의 성상인 웅상은 동서 종교, 모든 성상문화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환단고기』의 기록을 보면, 하늘에 제사를 올릴 때는 둥근 단을 쌓았습니다. 어머니 땅에 제사를 올릴 때는 네모진 제단에서 제사를 올렸습니다. 이것은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따른 겁니다. 우하량에서 5,500년 전의 유적 총묘단塚廟壇이 발굴되었는데 그 중에서 제천단은 삼단으로 된 원형입니다. 이것을 컴퓨터로 복원한 것을 보면 그 둘레에다가 원통형 제기를 둘러놓았어요. 일본에도 대형 무덤을 만들고 거기에 ‘하니와’라는 원형圓形 토기를 둘러놓은 곳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하니와에는 하늘의 원만한 정신을 상징하는 원과 어머니 땅의 방정한 정신을 상징하는 사각형, 그리고 천지의 뜻과 목적을 이루는 인간의 삶의 존재방식을 상징하는 정삼각형을 새기기도 했어요. 이 동방과 지구촌 창세문명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삼황시대의 문화정신을 엿볼 수 있는 하니와를 적게는 일이백 개에서 수백 개를 고분에 둘러놓은 곳을 일본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나 일부 지방 박물관에서 하니와와 비슷한, 원방각圓方角이 새겨진 토기를 몇 개씩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일본에서 진정으로 배워야 할 우리 역사 문화의 근원정신, 참모습은 무엇인가? 바로 이런 제단이나 무덤 양식에서도 많은 것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천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제천단이 있는 성지를 소도蘇塗라 했는데, 그 소도 옆에는 경당扃堂이라는 학교를 세워서 천신과 조상을 섬기는 예법을 가르쳤어요. 이 경당에서 가르친 것을 공자가 육예六藝로 정리해서 유가 문화 체계가 섰습니다.
천신단이 삼단으로 된 것은 신교 삼신문화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이 천신단에서 추수기나 새해에 삼신상제님께 감사보본感謝報本의 예식을 행했는데, 그것이 동방 문명의 근원이면서 동서 종교문화의 근본입니다.
신단수 제사장이 된 웅족 여인
조금 전 『삼국유사』에서 보았듯이 신단수 문화를 연 배달 초대 환웅 때, 웅족과 호족의 대표자가 환웅을 찾아와서 ‘저희들도 환국의 우주광명의 심법을 받아서 하늘의 뜻을 알고 사는 광명 인간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하고 원했어요.
그래서 환웅께서 쑥과 마늘을 주고 21일 동안 특별 기도를 하게 하고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정성을 들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호랑이와 곰이 와서 짐승 탈을 벗겨달라고 떼를 썼다’는 식으로 정말 기막힌 해석을 하는데요. 모든 교과서에 그런 해석이 실려서 어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그렇게 배우고, 대한민국 5천만 명이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웅족 여인이 환웅천황의 천지광명 심법을 전수받아서 도를 통한 것입니다. 그 후 배달의 시조 커발환 환웅께서 지금의 하얼빈 비서갑斐西岬에 일정한 봉지封地를 내리고 ‘너희들은 이곳에서 대대로 제사장을 지내라’는 특별 사명을 내렸어요. 그래서 웅족 여인이 신단수 제사장으로서 천신을 모시는 신권을 전수해 왔던 것입니다.
구수九數 법칙을 보여주는 중국의 통천신수
그러면 중국과 일본 문명의 뿌리로 들어가서 이 문제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문명사의 근원은 무엇인가? 4,700년 전의 황제헌원黃帝軒轅이 중국 한족의 역사 시조라는 것을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분은 서방 한족이 아닙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 첫 페이지에 한족의 조상은 유웅씨有熊氏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곰을 토템으로 하는 웅씨족 계열에서 나온 거예요.
중국의 신단수 문화는 사천성 광한시廣漢市에 있는 삼성퇴三星堆 박물관에 있는 통천신수通天神樹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높이가 384㎝나 되는 청동 기물입니다. 고대 촉 땅에서 발굴된 3천 년 전의 통천신수는 하늘을 뚫어 꿰는, 하늘과 소통되는 신성한 나무라는 뜻입니다. 이 통천신수는 신단수의 근본정신을 정말로 잘 표현했어요.
통천신수는 제일 아래 부분에 셋으로 갈라진 받침대가 있고, 나무의 원 줄기가 셋으로 나눠지고 거기에 각각 세 마리의 새가 앉아 있어요. 나무는 상, 중, 하 세 부분으로 되어서 모두 아홉 마리의 하늘 새가 있고 한 마리의 큰 용이 나무를 타고 꿈틀거리며 내려오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삼삼은 구’, 바로 「천부경」 문화입니다. 그것을 완성시킨 배달국 환웅천황은 수행문화의 원전인 「삼일신고」도 내려 주셨어요. 이 통천신수라는 신단수는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 그 체계를 전한 수행문화 원전 「삼일신고」와 그 근원인 「천부경」의 우주사상을 구수九數 법칙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중국 역사 시조 황제헌원은 유웅씨의 후예
우리가 중국 역사의 뿌리, 중국문명의 근원을 보면 천신의 성령이 내려오는 거룩한 나무, 신단수와 닿아 있어요. 천신을 모신 웅녀라는 천신단 제사장 문화를 뿌리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중국 민족과 우리 한민족은 영적 사상사에서 연원이 같은 한 형제입니다.
중국 문명사의 근원을 보면 유웅씨有熊氏에서 소전少典이라는 분이 나왔어요. 배달국 8세 안부련安夫連 환웅 때 소전이라는 분이 군병감독관으로 서쪽 땅에 가서 근무했는데 강수姜水에서 아들 신농씨神農氏를 낳았습니다. 신농씨는 농경과 의학의 아버지예요. 제가 여러 해 전에 호북성 수주시隋州市에 있는 신농씨 유적을 찾아갔는데, 사당에서 조금 내려오다가 위쪽으로 올라가니 신농씨가 태어났다는 동굴이 있었어요.
당시 그 위쪽에 있는 오래된 큰 사당을 수리하고 있었는데 그 정원에 신농씨 동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전의 별파別派로 공손씨公孫氏가 나왔고 거기에서 4,700년 전에 중국 한족의 역사 시조 헌원軒轅이라는 분이 태어났어요. 그 헌원의 현손이 우리가 잘 아는 요순시대의 요임금입니다.
천일창이 일본에 전한 신단수
일본의 영적 깨달음 세계의 바탕은 신사문화입니다. 그러면 일본의 신사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지금으로부터 약 2,040년 전 신라 3세 유리왕의 아들 천일창天日槍이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신단수를 모시고 일본으로 갔습니다. 일본에 ‘삼신’의 신神 자를 쓰는 왕이 초대 신무왕神武王, 10세 숭신왕崇神王, 15세 응신왕應神王으로 셋이 있는데, 천일창이 숭신왕의 아들 수인왕垂仁王에게 신단수와 일곱 가지 보배를 갖다 바쳤어요.
그럼 천일창은 누구인가? ‘천일창’은 천일天日, 하늘의 태양빛을 쏘아 주는 창槍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화랑문화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광명의 생명력을 인간 가슴에 꽂아주는 당대의 제사장 천일창으로부터 신단수를 받아서 일본에 신사문화가 열렸습니다.
그때 모시고 간 신단수가 바로 유명한 쿠마노히모로기熊神籬입니다. ‘쿠마’는 곰이에요. 웅족을 뜻합니다. ‘히’는 신명, 신령이라는 뜻이고, ‘모로’는 것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기’는 나무예요. 그래서 히모로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신령한 나무’입니다. 이 쿠마노히모로기는 환웅천황으로부터 우주광명 심법을 전수받고 우주의 통치자 삼신상제님을 모시는, 천신단 전수자인 웅족 제사장들이 수호하던 신단수입니다.
히모로기는 본래 수천 년 전 일본 토착문화에도 있었어요. 쿠마노히모로기는 동방의 우주광명, 조화성령을 열어주는 천신단의 신단수인 것입니다. 그것을 2천 년 전에 천일창에게 받아서 일본 신사문화가 태동됐어요.
대국 주신을 모신 신사
오늘날 일본에 10만여 개 신사가 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20~30개는 꼭 봐야 될 주요 신사예요.
신사神社란 ‘신을 모시는 곳’입니다. 신을 모시는 데서 일본의 신사문화가 나왔어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신사 가운데 하나인 오오미와大神 신사는 나라현 사쿠라에 있습니다. 거대한 도리이가 있고 몇 분 올라가다 보면 미와산三輪山에 신사가 나옵니다. 산 자체를 신체로 삼은 이 신사는 일본 건국의 근원이 되는 인물인 어제신御祭神 즉 ‘대국大國 주신’을 섬기고 있어요. 이 신사를 가보면 일본 신사 문화에 깃들어 있는 우주사상, 아주 강력하고 거룩한 신성을 가슴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대국 주신을 모신 또 다른 신사가 바로 이즈모出雲 신사입니다. 이 신사의 신락전神樂殿에서 동방 삼신 검줄 문화의 원형을 볼 수가 있어요. 신락전은 거대한 기둥 세 개를 하나로 묶어서, 아홉 개를 세웠습니다. 삼삼은 구, 구수 원리로 지었는데 이것은 「천부경」 문화입니다.
압씨족을 모신 신사
우리가 신사문화의 출원지를 보려면 백제신을 모신다는 백제신사를 가봐야 합니다. 이 신사는 명치 이후에 탄압을 받아서 위축되었어요. 한국 역사문화의 뿌리를 밝혀 주기 때문에 그런 탄압을 받았지만 동네 사람들이 도움을 주어서 유지되고 있는데요. 제가 이번에 다시 가서 신사 앞에서, 모시는 세 분의 신 이름을 다시 읽어봤어요.
이 백제신사는 압씨족鴨氏族 즉 카모족을 모신 미시마카모三島鴨 신사라고 합니다. ‘삼도압三島鴨’에서 압록강 압鴨 자, 물오리 압鴨 자를 ‘카모’로 읽으니, 문화·역사를 통한 일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역사 뿌리를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은 한국의 문화 역사의 근원을 밝히는 신사들의 이름을 돌려놓고 있어요. 앞으로 한 10년 지나면 역사의 뿌리를 밝힐 사람이 과연 있겠느냐고, 함께 간 이 분야의 대가인 노교수가 통탄하는 말을 들었어요.
일본 신사문화의 출원지는 백두산 압록강에서 발원한 압씨족입니다. 2,600여 년 전에 일본을 건국한 초대 왕, 일대 천황인 신무왕神武王의 장인이 압씨족이라 합니다. 동서 신단수 문화, 물오리 문화는 6천 년 전 환웅천황 이후 내려온 신단수 문화의 성지인 백두산과 압록강에 근원을 둔 것입니다.
신사 입구에 ‘여기부터 신사, 신의 땅’이라는 표시로 도리이鳥居가 있는데, 그 ‘조鳥’는 무엇인가? 바로 오리입니다. 그게 압록강의 물오리 압鴨이에요. 그런데 이 물오리 문화가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유럽, 러시아 등 전 지구에 퍼져 있어요.
지금 보는 오리 조형물은 우리나라 김해 박물관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오리 형상과, 중국 섬서성 보계 박물관에 있는 서주시대 청동 오리 장식입니다. 이건 신강 박물관에 있는 겁니다.
역사 뿌리를 부정하는 동북아 나라들
일본을 건국한 신무왕神武王을 모신 카시하라橿原 신궁도 있지만, 일본에서도 자신들의 역사의 뿌리를 부정합니다. 중국도 자기들의 역사의 원 뿌리를 부정해요. 또 한민족은 우리의 역사의 근원과, 생명과 삶의 첫 출발점인 단군도 부정합니다. 그 이전 배달의 환웅과 환국의 환인천제는 말할 것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한 2200년을 우리 역사라고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이런 배은망덕의 역사가 동북아 한중일 삼국 국민들의 빈곤한 역사의식인데요. 왜 동북아가 지구촌 역사 전쟁의 화약고인가? 천지 도덕의 문제에서 보면 뿌리를 부정하는 배은망덕 때문입니다. 그렇게 고대 시원 역사를 부정하면서도 문화 주권, 역사 종주권을 잡으려 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한 판 역사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저 멀리 미국과, 역사 대결의 직접적 파트너인 중국, 이웃 일본과 러시아, 이런 동서 강대국이 함께하는 마지막 역사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됩니다.
문화 주권, 역사 종주권의 중심에는 오늘의 우리가 반드시 각성해야 할 우리 역사문화의 뿌리가 있습니다. 환국과 배달 조선, 이 삼황의 역사를 되찾을 수 있는 진정한 역사의식의 중심에 신단수 문화가 있습니다.
일본은 그 역사의 첫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신무왕이 『환단고기』에서는 36세 단군 때 단군 때 배반명裵幋命이 일본을 평정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일본의 초대 왕이 됐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사카 쪽에서 패배했지만, 저 남쪽에서 힘을 길러서 카시하라에 올라와서 나라를 세운 것입니다. 카시하라 신궁 입구 오른쪽에는 올해는 일본 건국 몇 년이라는 것이 아주 크게 씌어 있어요. 우리가 어릴 때 일본의 기원은 2,600년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일본 기원 2675년입니다.
카시하라 신궁의 마당에서 보면 좌우에 아주 곧게 솟은 신단수가 있어요. 그리고 신전 경내에서는 국가 시조를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경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북아 영성·종교문화의 근원은 천신단·신단수 문화
일본 신사문화의 발전과정은 어떠한가?
일본의 역사서를 보면 조화삼신과 일곱 신을 말하는데요. 그것은 신교문화의 삼신, 칠성사상과 직접 연관돼 있어요. 일본에서 받드는 조화삼신은 ‘천어중주존天御中主尊’과 ‘고황산영존高皇産靈尊’과 ‘신황산영존神皇産靈尊’입니다.
본래 고황산영존이 일본의 왕들을 내려보내는 황조신皇祖神이었어요. 그런데 40세 천무왕天武王이 형의 아들인 39세 왕을 내쫓아버릴 때 “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주면 당신을 일본의 황조신으로 섬기겠소.”라고 천조대신(아마데라스 오미카미)과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천무왕이 국권을 잡고 천조대신을 일본의 국신으로 모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50세 환무왕桓武王을 전후하여 백제 26세 성왕聖王의 후손이 왕이 되었어요. 그때 일본 신사 안에 불교가 들어갔습니다. 그리하여 신사 안에 불교 사찰이 있고 신사 안에 부처님을 모셨는데, 신라 26세 진평왕眞平王 때는 태백산 적송으로 만든 미륵반가사유상이 일본 코류사廣隆寺에 모셔졌어요. 요즘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오니까 코류사 주지가 ‘우리는 미륵반가사유상으로 참 배부르게 먹고 산다’고 말합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가서 새롭게 거기를 둘러봤는데요. 절을 들어가기 전에 쇼토쿠聖德 태자를 모신 성전이 있는데, 거기에 ‘일시일종一始一終’이라는 「천부경」 글귀가 씌어 있었어요.
일본은 우주광명을 성령으로 모시는 우리의 천신단을 모셔다가 신사 문을 열었고, 백제와 신라를 통해서 불교가 들어가서 미륵불을 모시게 됐어요. 그래서 일본 신사 안에는 미륵불의 우주광명 사상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주 신단수 문화 즉 신교와 불교 미륵불이 융합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신불습합神佛習合, ‘신부쯔슈우고우’라 합니다. 이 신불습합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지구상 어떤 예술품보다도 인간이 우주의 진리 생명의 순수세계를 사유하는 진정한 성숙한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미륵반가사유상입니다. 이 미륵반가사유상이 일본의 국보 1호예요. 그런데 우리는 남대문이 국보 1호로 되어 있어요.
중국, 일본, 한국의 영성문화와 종교문화의 근원에는 이처럼 우주의 창조신, 우주의 조물주 삼신의 신성을 받는 ‘신의 나무’, 우주나무 숭배 사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실제로 우주의 통치자인 삼신상제를 모시는 천신단을 섬기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백제 성왕의 후손인 50세 환무桓武 때 그 문화와 역사 정신이 125세 일본 현세 왕에까지 일계一系로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환무 이후 동방문명과 지구촌 창세문명의 근원인 우주광명, 바로 환국의 환사상의 정통을 일본 왕조에서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어요.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일본 신사문화를 시대에 좀 뒤떨어진 것으로 보거나 우상을 숭배하는 것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인 것입니다.
수메르의 천신 숭배, 유대족의 ‘생명의 나무’
그러면 지구상에 전해진 신단수 문화를 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중동 문명으로 가볼까요? 지금의 서양 그리스 로마 문명, 유대교에서 탄생한 기독교, 가톨릭과 개신교, 유대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슬람교 그리고 힌두교, 베다문명 이런 문명의 근원은, 다시 말해서 서양문명의 총체적 근원은 수메르입니다. 수메르 문명에는 고산숭배高山崇拜 전통이 있고 거대한 신전, 지구라트를 통해서 천신을 숭배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유럽 문명의 근원, 기독교 문명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유대민족 역사를 보면, 4천 년 전에 지금의 이라크 남부 땅에 수메르 문명의 10여 개 도시국가가 있었어요. 아브라함은 그 도시국가의 하나인 우르국 출신입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영재 교육을 시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서방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는데 그것이 이스라엘 역사 탄생의 시작입니다.
당시에 군왕과 제사장을 겸한 아주 도가 높은 인물이 있었어요. 그분이 바로 살렘에 살고 있었는데 아마 그 살렘 왕에게 도를 배우려고 갔던 모양이에요. 살렘 왕 ‘멜기세덱’은 ‘정의의 왕’이란 뜻입니다. 아브라함이 거기에서 동방 정통 신단수 문화, 천신을 모시는 문화를 전수받고, 그 아내가 삼신을 받아서 약속의 아들 이삭을 낳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 삼대가 이어지는데 그 아내들이 사라, 리브가, 라헬이었어요. 그 아내들이 아이를 못 낳는 석녀인데 삼신을 받아서 아이를 낳았어요.
1,500년 전에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이태리 위쪽 동부 라벤나에 세운 산비탈레 성당을 세웠는데, 그 성당에 가봤어요. 성당 벽화에 아브라함에게 세 천사가 찾아온 모습이 나오고 그 맞은편에 살렘의 정의의 왕, 멜기세덱이 아브라함과 같이 서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구약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유대족 문화의 근원은 에덴동산의 생명의 나무입니다. 생명의 나무 열매를 따먹어야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받아 영생의 존재가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옆에 있는 선악과를 따 먹었어요. 그때 구렁이가 혓바닥을 날름거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구약의 첫 페이지는 생명의 나무이고, 신약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나무라 합니다.
이슬람 카바 신전과 중동의 신단수
우리가 이스라엘의 지성소至聖所 문화, 이슬람 문화를 잠깐 보면, 이슬람의 카바 신전에 악마를 상징하는 세 개의 돌기둥이 있고, 그것을 내모는 일곱 개의 작은 조약돌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전 내부에 삼신을 상징하는 세 개의 신단수가 있어요.
신단수가 동서양 문화에 함께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동서 문명의 끊임없는 교감 속에서 동방 삼황문화의 우주 사상, 우주 영성문화의 원형이 이동해서 서양의 종교문화에 거대한 성전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이처럼 왕과 제사장을 겸한 중동문화에 동방 제사장 문화를 상징하는 신단수 문화가 있는데요. 4천 년 전에 수메르 문명권을 통일한 아카드 왕국의 사르곤 대왕 옆에도 신단수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 에덴동산의 생명의 나무를 상징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아카드 왕조의 사르곤 왕이, 그 양식이 우리와 좀 다르기는 하지만 상투를 틀고 있어요. 사르곤 왕 옆에 있는 신단수는 우주 생명의 열매를 상징하는데, 전부 삼수로 돼 있습니다. 이것은 동방 정통신교 삼신문화의 생명의 수를 나타낸 것입니다.
멜기세덱을 계승한 제사장 문화의 모델, 예수 성자
일찍이 6천 년 전에 동방 천산, 하늘산을 넘어간 수밀이족에 의해서 수메르 문명이 중동 땅에 탄생했는데, 서양 학자들이 볼 때 수메르 문명이 어느 날 갑자기 완결된 형태로 들어온 것이야말로 정말로 놀라운 대사건인 것입니다.
동방 우주 영성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복원해서 가지고 있었던 멜기세덱은 구약과 신약에도 그 실체가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히브리서」 7장 3절을 보면 멜기세덱은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 「시편」 110장 4절에는 “너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라고 했어요.
본래 유대교의 전통에는 12지파에 제사장이 나오는 특별한 맥이 있어요. 그런데 그리스도가 그것을 뛰어넘어 ‘멜기세덱의 반차班次를 좇는다’고 했습니다.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다는 것은 동방 제사장 문화의 원형을 가지고 있었던 멜기세덱의 정신과 맥을 회복해서, 복원시킨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예수 성자가 멜기세덱의 삶과 사상의 혼을 계승해서, 그것을 본받아서 진정한 서양 문명을 낳아준 제사장 문화의 모델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구약 문화의 가장 소중한 진리의 핵심 결론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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