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무변한 이 우주는 수백만 년 전도, 수십만 년 전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둥글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우주, 천지라 하는 것이 아무 방향도 없고 목적도 없이 그저 그냥 둥글어가는 것이 아니다. 대자연의 섭리, 우주의 이법에 의해 목적과 질서가 정해져서 법칙적으로 무궁하게 순환을 하는 것이다. 천지는 바로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는 원리를 바탕으로 무궁하게 둥글어간다.
그러면 생장염장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가?
지구가 태양을 안고 한 바퀴 둥글어가는 데에 따라 춘하추동 사시(四時)라는 변화가 생겨난다. 지구가 태양 빛을 많이 받을 때는 일기가 더워져서 봄여름이 되고, 반면에 태양 빛을 적게 받을 때는 추워져서 가을겨울이 된다. 그러면 거기에서 봄철에는 물건을 내고(生), 여름철에는 기르고(長), 가을철에는 열매를 맺고(斂), 겨울철에는 폐장(藏)을 하는 생장염장이라는 변화작용이 생겨나는 것이다.
폐장이라는 것을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새해 새봄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잠자는 시간이다. 내일을 위해서 휴식을 한다는 말이다.
만유의 생명체라 하는 것은 이런 천지의 생장염장이라는 변화작용 속에서 한 세상을 왔다간다. 모든 초목이 제각기 가을철에 성숙된 씨앗, 열매를 결실해서 제 종자를 전해 놓고 가면, 다음해 봄에 그 종자가 다시 새싹을 내고 여름철에 자라나 가을에는 또 알캥이를 여물고, 그 열매가 다음해 봄에 또 다시 새싹을 틔운다. 그렇게 천 년이면 천 번을 되풀이했고, 5천 년이면 5천 번을 되풀이했다.
이와 같이 천지는 생장염장을 밑바탕으로 주이부시(周而復始)해서, 돌고 또 돌아서 천 년도, 만 년도, 십만 년도 둥글어가는 것이다.
생장염장!
이것은 천지가 둥글어가는 틀이요, 길인 것이다.
그건 무엇으로써도 바뀔 수 없는 절대적인 이치다. 천지를 두드려 부수어 새로 반죽을 해서 다시 만들어도 그렇게밖에는 될 수가 없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원칙적인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질서, 법칙에 의해 이 대우주 천체권이 둥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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